세상에는 참 기념일이 많습니다. 기념할 것이 많은 세상인가 봅니다.
어제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이었습니다. 곳곳에서 오후 8시부터 소등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어제는 정보통신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아 그리고 아기공룡 둘리의 서른 살 생일이기도 했지요. 그런데 서른 살이 된 둘리는 1억년전 옛날에 빙하타고 내려왔으니, 서른이라고 보기도 애매하고, 아기공룡이라고 부르기도 뭐한 둘리. 길동이 아저씨가 고생이지요.
길동이 아저씨가 고생이 많으시긴 합니다만, 우리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지구도 있었군요.
그럼, 지구의 날 누가 정했을까요?
아래는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에서 찾은 내용입니다.
지구의 날은 유엔이 정한 세계환경의 날(6월 5일)과는 달리 순수 민간운동에서 출발했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기름 유출사고를 계기로 1970년 4월 22일 미국 상원의원 게이로드 넬슨이 주창하고, 당시 하버드대생이던 데니스 헤이즈가 발벗고
나서 첫 행사를 열었다. 1972년에는 113개국 대표가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 '지구는 하나'라는 주제로 환경보전 활동에 유기적인 협조를
다짐하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였다.
짧은 내용이지만 핵심적인 단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엔, 미국,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하버드, 스웨덴 등등 뭔가 강력해보이는 단어들의 조합이 인상적입니다. 역시 지구답게, 뭔가 강력한 날 같습니다.
내친김에 정보통신의 날도 한 번 찾아봤습니다.
이번에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실린내용입니다.
정보통신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정보통신사업의 발전을 다짐하며 관계 종업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 매년 4월 22일. 1956년 6월 4일 최초로 매년 12월 4일을 ‘체신의 날’이 제정하였는데, 이는 1884년 12월 4일 우정총국
개설축하연을 배푼 날을 기념한 것이다.
1967년 11월 27일에는 매년 5월 31일을 ‘집배원의 날’로 제정하였는데, 이는 1964년 5월 충청남도 금산군내
기자단의 주선으로 관민이 집배원의 노고를 격려한 것을 전국 각지방에서 호응함에 따라 체신부에서 연중행사로 제정하면서부터이다.
이후 1972년 7월 7일, 매년 4월 22일로 ‘체신의 날’을 개정했는데, 이는 고종황제가 우정총국 개설을 명령한 날인
1884년 4월 22일을 기념한 것이다.
이어 1973년 1월 24일에는 ‘체신의 날’이 4월 22일로 변경됨에 따라 5월 31일 ‘집배원의 날’과 행사가 4월,
5월에 연속되고 정부의 각종 행사 통합·폐지 및 간소화 방침에 따라 ‘집배원의 날’을 폐지하고 ‘체신의 날’에 흡수통합하였다.
그러던 것이 1995년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체신부의 명칭이 정보통신부로 변경됨에 따라 기념일도 ‘정보통신의 날’로
변경하였으며, 기념식은 기념사, 유공자 표창 등으로 진행된다.
사실, 잘모르고 지나갔던 정보통신의 날. 우여곡절을 통해 자리잡은 날이었군요. 우정총국 개설축하연을 베푼 날, 금산군에서 집배원의 노고를 격려했던 날, 고종황제가 우정총국 개설을 명령한 날 등이 함께 지내다가 체신의 날로 흡수통합되고, 이제는 정보통신의 날이 되었습니다.
그럼 오늘,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일명 세계 책의 날입니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입니다.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되었으며, '세계 책의 날'제정을 계기로 유네스코는 독서 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는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기념일은 독서와 저술 및 이와 밀접히 연관된 저작권의 증진에 기여하면서, 책의 창조적, 산업적, 정책적, 국내적, 국제적
측면 등 다양한 면모를 끌어내는데 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날짜가 4월 23일로 결정된 것은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까딸루니아 지방 축제일인 '세인트 조지의 날(St. George's Day)'에서 유래됐으며,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국내에서는 2012년 '독서의 해'를 맞아 책으로 행복한 마음을 전하는 책 선물 문화 정착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하에 공모를 통해 세계 책의 날의 애칭을 '책 드림 날'로 정했다.
'책 드림'은 ‘책을 드린다’라는 뜻과 영어
‘Dream'으로 ’책에서 꿈과 소망, 희망을 찾는다‘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아 그렇군요. 유네스코, 까딸루니아, 셰익스피어, 세르반테스. 세계 책의 날이라 그런지, 세계적인 용어들입니다.
여하건간 오늘의 세계 책의 날이라고 하니, 책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어제가 지구의 날이고, 정보통신의 날이기는 했지만 저 사실 지구에 대해, 정보통신에 대해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사랑하면 무슨 날이 아니어도 늘 생각을 해줄텐데 말입니다. 전 지구와 정보통신을 사랑하지 않나봐요...
저는 지구와 정보통신을 늘상 이용하면서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귀중한 사실을 깨달으면서, 마술의 날은 왜 없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사랑할 가치도 없어서?
별 필요가 없으니까?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중요하거나 없으면 안 되는 것들의 날은 다 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다가오는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 날부터 한글날, 국군의 날..게다가 치아의날, 우유의 날도 있고 심지어 8월 23일은 야구의 날입니다.
아 그래도 이건 사실이 아닐거야 하는 생각에, 비슷한 종류의 다른 날들을 열심히 검색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말입니다, 음악의 날, 미술의 날, 문학의 날 같은 기념일이 모두 없었습니다. 대신 기념일과 관련한 어떤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음악, 미술, 문학 그리고 마술은 모두 다른 기념일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것들이었습니다. 정작 자신들의 날은 없는데, 남의 기념일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놀라운 특성을 보유, 약방의 감초마냥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니 정작 자신의 날은 아무도 만들어주지 않았다는 그런 전설이...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이리 비극적인 결말은 싫어서 조금 더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우리는 음악의 날 같은 건 신경쓰지 않아도 매년 6월이면 마이클 잭슨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억하게 될 것이고, 그의 음악을 들을 겁니다. 미술의 날도 없지만, 같은 시대를 살지도 않았지만, 탄생 160주년이라는 화가 고흐, 그의 힘들었던 삶을 떠올리며 그가 남긴 작품을 감상하겠지요.
그렇습니다. 사람이었습니다. 모든 예술을 하는 주체는 사람이기에, 우리는 예술가를 기억했던 것입니다.
아 맞아요, 그래서 많은 기념일에는 예술가들이 등장하는 것이군요. 우리는 예술가를 사랑하고, 예술가는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들이니, 지구의 날에는 지구에 대한 사랑을 누구보다 잘 보여줄 수 있을테니까요. 그러면 예술가의 어떤 작품 하나로 사람들은 평생 살면서도 신경도 안 쓰던 지구를 다시 보고 더 많이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그러면, 이에 질세라 2013년 4월 23일로 탄생 31주년을 맞이한, 김유정국 마술사가 있습니다.
매년 이 날을 '김유정국의 날' 같은 걸로 지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이런 날은 다같이 좋은 호텔에 앉아 김유정국의 마술을 관람한다거나 하는 행사가 있으면 좋겠군요.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사건건 김유정국의 미스테리를 외치거나, 특정 시간을 정해서, 뭐 예를 들어 업무나 수업이 한창 힘들어지는 오후 2시부터 30분간 릴랙스를 외치며 잠시 낮잠을 자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너무 힘들면 각자의 자리에서 포털사이트에서 김유정국을 검색해본다거나, 뭐 그런 것도 괜찮습니다.
어쨌건 각자 즐거운 김유정국의 날 보내세요.
오늘은 김유정국 탄생 25주년에 있었던 추억의 생일잔치 사진을 하나 공개하며 마무리합니다.
김유정국 생일잔치,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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